‘법적 사망자’로 남은 코인 사기범…신분 회복 뒤 동결 자산 매각해 피해 변제
실종선고로 국내 법상 사망 처리됐던 암호화폐 사기범이 추방 후 신분을 회복했고, 검찰이 동결 가상자산을 매각해 피해자들에게 약 6만달러를 변제했다.
국경 간 도피에 더해 ‘법적 유령’ 상태가 환수·배상 절차를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제도·행정 절차 정비 필요성이 부각됐다.
‘법적 사망자’로 남은 코인 사기범…신분 회복 뒤 동결 자산 매각해 피해 변제 / TokenPost.ai
탈세·사기 혐의로 수배됐던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사기범이 ‘법적으로 사망한 사람’ 신분에서 다시 살아 돌아오며, 동결돼 있던 코인 자산을 처분해 피해자들에게 상당액을 변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을 넘나드는 도피와 실종선고 제도가 얽히면서, 수사·환수 절차가 한동안 ‘법적 유령’ 문제에 막혔던 사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의 한 검찰청은 국내법상 사망으로 간주되던 남성의 법적 신분을 회복시키는 절차를 완료하고, 동결돼 있던 가상자산을 매각해 투자사기 피해자들에게 약 6만달러(약 8814만6000원)를 변제했다. 보도는 수요일에 나왔다.
해당 남성은 대규모 암호화폐 투자사기를 저지른 뒤 2019년 6월 캄보디아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가족의 신청으로 국내 법원이 ‘실종선고’를 내렸고, 한국 법상 이 결정은 당사자를 국내에서 사실상 ‘사망자’로 처리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금융계좌나 코인 계정이 묶여 있더라도, 피해자 배상을 위한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태가 이어졌다.
상황이 바뀐 건 올해 1월이다.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이 해당 남성을 한국으로 추방했고, 검찰은 입국 직후 신병을 확보했다. 문제는 수사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는 피의자가 국내 기록상 사망자로 남아 있어, 동결된 은행·가상자산 계좌를 환수 및 배상 절차로 연결하는 데 행정·사법적 ‘매듭’을 풀어야 했다.
검찰은 피해자 보상을 위해 과거 실종선고를 취소해 달라는 법원 결정을 받아냈고, 2월 27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법적 신분 회복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신분이 회복돼야만 압류·동결된 계좌에 접근해 배상 재원을 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절차는 피해 회복의 ‘전제 조건’이 됐다.
이후 검찰은 변호인단, 피해자,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력해 피고인의 동결 디지털 자산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변제 규모는 약 6만달러로, 원화로는 약 8814만6000원 수준이다(원·달러 환율 1달러=1469.10원 적용).
검찰은 “엄정 수사와 함께 공익의 대표자로서 당사자 인권을 보호하고, 실제 피해 회복을 통해 분쟁이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범죄가 ‘국경 간 추적’ 문제뿐 아니라 국내 제도와 행정 절차의 빈틈과도 맞물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디지털 자산 시장 중 하나로, 수사기관이 가상자산을 압수·환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과정의 실효성이 사회적 신뢰를 좌우하는 구조다.
마침 최근 국내에선 가상자산 관련 수사·관리 과정의 허점이 연이어 도마에 올랐다. 도박 및 암호화폐 사기 수사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경찰 간부가 실형을 선고받았고, 서울 강남에선 압수한 비트코인(BTC) 22개를 경찰 통제 콜드월렛으로 옮기지 못해 분실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국세청이 압수 지갑의 시드 문구(복구용 단어 조합)를 보도자료 이미지에 노출해 자산이 유출됐다는 논란도 있었다.
결국 이번 ‘사망 처리된 사기범’ 사례는, 범죄 수익을 쫓는 수사 역량만큼이나 법적 신분·계좌 접근·거래소 협조 등 절차 설계가 피해 회복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다. 시장이 커질수록 암호화폐를 둘러싼 집행의 디테일이 신뢰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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